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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떠나볼까/백패킹

민둥산에서 억새풀과 함께하는 백패킹_2. 백패킹

by raonhaje 2021.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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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취미가 없던 내가 언제부터인가 백패킹 장비를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백패커(또는 캠퍼)들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사고 싶은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러나 백패킹 경험이 없던 내가 여태껏 모은 장비를 가지고 백패킹을 떠나려고 한다. 첫 백패킹 장소는 민둥산이다.

 

나의 첫 백패킹_정선 민둥산

백패킹을 해본 적도 없이 무작정 백패킹에 관심이 생겨 유튜브, 블로그를 찾아가며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백패킹 준비물'이라는 검색어를 찾아 용케도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엔 텐트, 매트, 침낭, 랜턴 등이 필요하고 그 외에 다른 어떤 것들이 있으면 좋은지 찾으면서 왠지 모를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여차저차 장비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떠나봐야 무엇이 부족하고 만족스러운지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백패킹 장소를 검색하였고, 첫 백패킹 장소로 어떤 곳이 좋을지 고민이 들었다.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어렵지 않은 장소, 접근성이 좋은 장소, 그 시기가 가을이라는 포인트에서 나는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민둥산을 첫 백패킹 장소로 선정하였다. (민둥산까지 가는 방법 및 등산 코스에 대해서는 앞서 포스팅을 작성하였으니 아래에 있는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어디로 떠나볼까] - 민둥산에서 억새풀과 함께하는 백패킹_1. 등산

 

민둥산에서 억새풀과 함께하는 백패킹_1. 등산

가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오곡백과, 맑은 하늘, 선선한 바람, 단풍놀이 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나는 억새풀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붉게 물든 노을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억새풀을 보고 있

raonhaje.tistory.com

초보 백패커의 첫 백패킹

이전에 작성한 포스팅에 이어 민둥산 백패킹에 대해서 글을 작성하도록 하겠다. 민둥산 정상석에 도착했을 때 나의 심정은 조금 복잡했다. 큰 어려움 없이 기차를 타고 민둥산역에 도착하고 무사히 민둥산의 정상까지 올랐지만 날씨가 너무나도 안 좋았기 때문이다. 백패킹과 관련된 많은 블로그 글과 유튜브 영상을 봤기에 날씨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란 걸 알지만(반대로 우중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도 있긴 했다.) 큰맘 먹고 첫 백패킹을 왔는데, 날씨가 흐려도 너무 흐리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들었다.

 

민둥산-해발-1119m

일단은 복잡한 마음도 진정시킬 겸 정상에 등산객들이 많아 한쪽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시원한 맥주가 갈증을 해소시켜주고 욱신거리는 다리에 휴식을 주는 것 같다. 흐린 날씨가 매우 아쉽긴 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민둥산-백패킹

  • 텐트 피칭은 등산객들이 없을 때

흐린 날씨였지만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졌다. 혹여나 나 말고 다른 백패커들이 왔을까 주변을 살펴봤지만 날씨 탓인지, 다른 문제가 있는지 나 외에 백패킹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잠잠해질 때쯤 텐트 피칭을 준비한다.

 

백컨트리-재너두2p

큰 어려움 없이 텐트를 피칭하였다. 나의 첫 백패킹 텐트는 백컨트리의 재너두 2p 제품이다. 민둥산으로 백패킹을 오기 위해 사전에 한번 피칭을 해보아서인지 금방 설치할 수 있었다. 민둥산에는 정상을 비롯해 조금 아래에 나무 데크가 있지만 데크 간격이 좁기 때문에 오징어 데크 팩은 사용이 불가하며 나사 팩이 필요하다. (사전에 블로그를 통해 알고 준비해 갔다.) 혹, 데크 팩이 없다면 위 사진에 보이는 데크 맞은편에 평평한 땅이 있으니 팩을 사용하여 텐트를 피칭하면 된다.

 

백컨트리-텐트

텐트 설치 후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침낭 안에 들어가 몸을 조금 녹였다. 흐린 날씨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조금 쌀쌀했지만 침낭 안에 있으니 아주 따듯했다. 늦은 오후가 되니 등산객 소리가 끊겼고 예상했던 대로 첫 백패킹을 전세 백패킹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백패킹-저녁메뉴-비빔밥

  • 산불조심! 비화식 백패킹

산에서의 어둠은 금세 찾아왔다. 날씨가 흐려서 밖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고, 바람이 엄청 불어 텐트를 정비하고서 실내로 들어왔다. 할 게 없으니 배가 고파서 싸온 음식을 꺼냈다. 오늘의 메뉴는 열무비빔밥이다. 산에선 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백패킹을 준비하면서 무엇을 먹을까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았다. 그러던 찰나에 바로쿡이라는 비화식 도시락 제품을 알게 되었고 처음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지고 왔다.

 

비빔밥 재료는 가열이 필요 없기 때문에 가지고 온 밥만 바로쿡을 이용해 따듯하게 데워주었다. 그 후 재료들과 섞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백패킹-텐트-백컨트리-재너두

저녁을 먹고 잠깐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말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했다. 민둥산에서 백패킹을 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밤하늘에 은하수와 반짝반짝 빛나는 별자리를 보는 재미가 있다고 했는데, 날씨만 좋았다면 정말로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는 날씨 운이 없어서 오늘은 민둥산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이곳을 찾을 것이다.

 

민둥산-아침-일출

  • 안전하게 하산

밤새 비바람이 엄청 불었다. 텐트가 날아갈 것처럼 소음이 심했지만 잠들기 전에 가이 라인을 단단히 고정시켜주었기에 무탈하게 아침을 맞을 수 있었다. 일찍 눈을 뜨고 몸을 풀기 위해 정상까지 달려갔다. 위 사진은 정상에서 내가 텐트를 피칭했던 데크 방향으로 촬영한 모습이다. (가운데 조금 비어있는 나무 데크에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역시나 오늘 아침도 날씨가 좋지 않아 일출은 볼 수 없었고 바로 텐트를 걷고 주변을 정리했다.

 

민둥산-백패킹-끝

흐린 날씨 때문에 내려오는 길이 매우 미끄러웠지만 안전하게 천천히 하산을 했다. 이렇게 나의 첫 백패킹은 끝났다. 아직까지 백패킹에 대해서 아는 것보단 모르는 것이 더 많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재밌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백패킹을 하면서 발생했던 쓰레기는 하나도 빠짐없이 수거하여 집으로 가지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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